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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원봉사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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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새의 무덤, 투명유리 방음벽으로부터 새를 지켜주세요

작성자
: 이수빈
작성일
: 2022.01.07
조회수
: 613

투명유리로부터 새를 지켜주세요.

 

안녕하세요.

하남시 자원봉사자 전인태입니다.

 


학교에서 기초교육을 강의하는 자원봉사자 이미지

 

저는 청소년 자원봉사자에게 기초교육을 강의하는 자원봉사자입니다.

강의하는 사람은 어떻게 하면 내용을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을까? 늘 고민합니다. 그러던 중 경기도자원봉사센터 홈페이지를 통해, 버드세이버 활동 교육 모집 안내를 보게 되었습니다. 새를 구하는 활동이라니, 사실 교육 내용보다는 커리큘럼을 배워서 자원봉사 기초교육에 활용할 목적으로 신청을 했습니다.

 

버드세이버

20198, ‘생명사랑 버드세이버교육을 수료할 때까지도 새들의 죽음은 제게 와 닿지 않았습니다. 죽어가는 새가 많다고 했지만, 버드세이버 활동을 하겠다는 생각도 하지 못했어요.

9월 어느 날, 가족과 영화를 보러 가던 중이었어요. 새로 지은 건물 앞에 새 한 마리가 죽어 있는 것을 막내 딸아이가 발견했어요. 그때 교육 받았던 내용이 생각났고, 많은 새들이 죽어간다는 사실을 확인해 보고 싶어졌어요.

 


새가 부딪친 흔적이 남은 투명 유리벽 이미지

 

투명유리벽 관찰

우선 집 근처 투명유리 방음벽을 관찰했습니다. 918일 방음벽 아래서 죽어있는 한 마리를 발견했고, 그렇게 미사지구에서 관찰 구역을 넓혀가면서 중요한 한 가지를 알게 되었어요. 우리 마을에 새 소리가 들리지 않는 거였습니다. 당연히, 생활 속에 있을 거라고 생각했던 새소리를 들을 수 없었습니다. 그때부터 본격적으로 죽은 새를 관찰하러 나섰습니다.

 

현장에서 본 주검

우연히 발견한 검은지빠귀 죽음에서 저는 심각성을 알았습니다. 이대로 가면 머지않아 우리 아이들은 박물관에 박제된 새 밖에 볼 수 없겠구나, 하는 경각심도 생겼습니다.

하남시 미사지구에 있는 새의 무덤, 투명유리 방음벽의 길이는 약 3.3km인데, 그 중 2.2km를 두 딸과 조사했습니다. 방음벽은 1단부터 12단까지 다양한 높이로 설치되어있습니다. 또한, 방음벽 이외에도 유리로 된 모든 시설물은 새의 죽음과 연관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커튼월건물, 지하철 환기구의 투명유리 울타리, 다리난간과 육교, 엘리베이터의 투명유리까지 조사했습니다.

그 결과 올해 6월까지 총 56, 306(삼백여섯)마리의 죽은 새를 발견했습니다. 그중에는 천연기념물 보호종인 새매와 솔부엉이도 있었고, 가장 많이 죽은 종은 박새로 무려 49마리에 달했습니다.

 


전국 최초로 자원봉사자 힘으로, 자원봉사 활동 사진

 

나는 버드세이버

 

여러분, 새들의 죽음은 사람이나 반려동물의 죽음과 다를까요?

그 많은 새들의 죽음을 본 후, 저는 생명의 존엄함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우리는 흔히 모든 생명은 평등하다고 말하는데, 죽음 또한 그래야 하지 않을까요?

투명 방음벽을 관찰한 결과 같은 조건의 방음벽이라고 해도 특정 위치에서 더 많은 충돌 흔적이 발견되었는데, 그 이유는 유리막의 높이가 아니라 투명한 정도에 따라 달랐습니다. 사람이 편안하게 살기위해 만든 시설이 새의 무덤이 된다는 사실을 알고 나니, 새들에게 참으로 미안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회의에 빠진 시기

요즘엔 생각지 못한 걱정거리도 생겼습니다.

버드세이버 활동이 많이 알려져 시민들이 적극 참여할 수 있으면 하면서도 여름철 부패한 새의 주검이 청소년들에게 혐오스럽게 인식되어, 자칫 버드세이버 활동 자체를 꺼리게 될까 하는 걱정입니다.

또 한 가지는 조사내용을 네이처링에 올리면서 이것을 사업의 수단으로 활용하려는 업체가 생겨나 고민입니다. 자원봉사 활동이 특정 업체의 영업활동을 대신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고,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업체명을 개인이름으로 바꿀 것을 제안했다가 다툼이 일어난 일도 있습니다.

 

그런 우여곡절을 겪으면서도 활동을 이어가는 데는 처음의 활동목적을 잊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새들의 목숨을 구하는 일, 그것이 이 활동의 근본목적이니까요.

봉사활동이 세상에 알려지면서 KBS 환경스페셜에 출연하고 언론에 기사화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가장 뜻 깊은 것은 자원봉사사상 전국 최초로 경기도자원봉사센터의 지원으로 하남시 미사 중학교 앞 조정대로에 있는 12단 투명유리 방음벽에 도트 저감 시트를 설치한 일입니다. 저감 시트는 새들이 투명유리에 충돌하지 않도록 가로5cm x 세로10cm 규칙으로 부착하는 것입니다. 5x10는 새들이 비행하지 않는 공간을 의미합니다.

이날 경기도지사님과 하남시 청소년들이 함께 참여해 버드세이버 활동에 더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활동 결과

투명방음벽에 충돌한 대부분의 새는 두개골 함몰로 죽는다고 하는데, 2021125, ‘흰뺨검둥오리는 충돌 후에도 살아남았습니다. 운 좋게도 전날 비가 와 고인 물웅덩이에 내려앉으며 가볍게 부딪쳤기 때문입니다. 한 달간 치료 받은 새는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처음 발견한 미사호수공원으로 돌려보냈습니다. 정말 기뻤습니다.

 

두 마리 토끼를 잡은 행운

주말마다 저는 버드세이버 활동을 하면서 행복한 시간을 보냅니다. 두 딸과 자전거를 타면서 시간도 보내고 운동도 하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행운의 주인공이 된 거지요.

 


하루 2만마리 새들의 죽음, 야생조류 유리창 충돌 저감 캠페인

 

우리는 모두 버드 세이버

여러분, 우리는 누구나 버드세이버가 될 수 있습니다. 산책을 하다가 충돌흔적이나 죽은 새를 발견하시면 촬영해서 네이처링 어플에 업로드해 주십시오. 아무것도 아닌 일 같지만, 그런 활동이 1년에 800만 마리의 새를 구할 수 있는 의미 있는 행동이 됩니다.

지금까지 제 이야기를 들어주신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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