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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원봉사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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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오늘도 출동!

작성자
: 안혁빈
작성일
: 2021.06.24
조회수
: 5331

 

안녕하십니까? 시민구조봉사단 신혜은입니다.

저는 요즘 낙동강에서 봄·여름·가을·겨울을 보내고 있습니다. 유난히 물을 무서워하던 제가 어떻게 사계절 물과 함께 살게 되었는지 그 이야기를 들려드리려 합니다.

 

첫 만남

시민구조봉사단과의 첫 만남은 저희 아들 때문인데요, 아들은 1365자원봉사포털사이트를 통해서 여기저기 봉사활동을 다녔습니다.

그러다 만난 시민구조봉사단을 몇 번 다녀온 후로는 우리 가족에게 봉사를 함께 가자고 권유해서 따라나섰던 게 이 봉사단과의 첫 인연이었답니다.

 

너의 정체가 궁금해

시민·구조·봉사단! 시민을 구조하는 봉사단인가? 저는 먼저 봉사단 이름에 솔깃했습니다.

다양한 봉사활동을 하다 보니, 시민구조봉사단은 시민만 구조하는 게 아니라 동물도 구조하고 식물, 물고기, 조개 등 모든 살아있는 생명체는 다 구조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낙동강도 구조하고 있었습니다.

 

사람을 살립니다

우리 봉사단은 시민을 구조하기 위해 심폐소생술교육, 응급처치교육, 산악구조·수중구조훈련을 정기적으로 합니다. 그래서 대구국제마라톤, 철인3종경기 때 안전근무를 합니다.

심정지 환자가 발생하면 심폐소생술을 하고 다친 선수가 있으면 119가 올 때까지 응급처치를 합니다.

올해도 연초에 해맞이 행사를 하는데 천을산 꼭대기에서 아가씨 한 명이 의식을 잃고 쓰러졌습니다.

당시 안전근무를 하던 우리는 신속하게 응급조치 후 들것에 싣고 뛰어 내려와서 119에 이송해드렸습니다. 긴박한 순간이지만 한 사람의 생명을 구했다고 생각하니 얼마나 중요한 일을 했는지 스스로 자랑스럽고 대견했습니다.

 

두루미야, 쉬었다 가렴

우리는 동물도 구조합니다. 두루미가 멸종위기종 천연기념물이라는 것을 아시죠? 이역만리에서 먹이를 찾아 나서는 힘든 날갯짓을 생각하면 가슴이 애잔해졌습니다.

그래서 달성습지에 두루미가 쉬었다 갈 수 있게 매주 2회 먹이주기 활동을 했습니다.

엄마가 자식에게 먹이를 주는 마음으로 했더니 우리 마음을 알았는지 두루미 150여 마리가 날아와 주었습니다.

그때의 감동을 어떻게 말로 표현할 수 있을까요?

 

꼼짝마라 가시박

낙동강 주변에는 토종식물이 살지 못하게 방해하는 가시호박덩쿨이 엄청 많습니다. 그 가시박은 번식력이 워낙 강하고 빨리 자라서 나무를 휘감아 고사시켜버립니다.

우리는 토종나무들을 구조하기 위해 가시박을 제거했습니다.

운동화랑 바지가 흙투성이가 되고 땀으로 옷이 흠뻑 젖어도 나무 한 그루 한 그루를 살리겠다는 마음 하나로 움직였습니다.

일을 마치고 돌아보면 우리가 뽑은 가시박이 커다란 무덤을 만들고 있을 땐 그 뿌듯함은 이루 말할 수 없었습니다.

 

낙동강 구조 작전

많은 구조 활동 중 낙동강을 구조하는 일이 가장 힘이들었지만 보람은 제일 컸습니다. 큰비가 지나가면 떠내려온 쓰레기로 강변이 온통 뒤덮혀 버립니다. 쓰레기를 하나하나 주워 모으다 보면 강변이 원래 모습으로 돌아오고, 자연과 조화를 이룬 강물은 너무도 아름답습니다.

낙동강 구조활동 중 잊을 수 없는 봉사가 있었습니다. 태풍 콩레이가 지나가고 낙동강 한 곳에 쓰레기섬이 생겼습니다.

나뭇가지와 생활쓰레기가 엉켜서 사람이 올라서도 빠지지 않을 만큼 단단하게 큰 섬이 만들어진 것입니다.

물속에 들어간 스쿠버요원들이 쓰레기섬을 부수기 시작했고 물 밖에서는 밧줄로 쓰레기 덩어리를 떼 내기 시작했습니다.

줄다리기를 하듯 영차!영차!를 외치며 조금씩 조금씩 쓰레기섬을 분리했습니다. 마침내 쓰레기섬이 해체되었을 때, 우린 다같이 환호성을 했답니다.

누가 누구랄 것도 없이 위험한 상황에서 서로 걱정하며 격려하며 가족과 같은 마음으로 함께 했습니다.

 

더 이상 물이 두렵지 않아요

우리가 함부로 쓰고 버린 생활쓰레기, 누군가 하지 않으면 우리는 쓰레기 더미 속에서 살아야 합니다. 그 일을 우리 봉사대가 맡아서 합니다. 주말이면 땀 한번 흘려 볼 준비를 하고 모여서 하하 호호 웃으며 깨끗하게 정화활동을 합니다.

누군가가 묻더군요. 왜 그렇게 봉사를 많이하냐고. 전 봉사가 즐겁고 재미있습니다.

내가 줍는 쓰레기가 강을 살리고 지구를 살리는 일이라고 생각하면 그 자체만으로 힐링이 됩니다.

낙동강 구조 작전에 참여하며 저도 수중봉사를 하고 싶어서 물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하고 스쿠버를 배우기 시작했습니다.

봉사는 이렇게 즐기면서 배우는 것 같습니다. 언젠가는 저도 수중구조활동을 멋지게 하는 날이 오겠지요?

 

남녀노소! 누구나 할 수 있는 일! 봉사! 

저는 앞으로도 봉사활동을 통해 모든 살아있는 것들을 구조하고, 살며~ 사랑하며~ 나누며~ 배우며~ 살아가겠습니다.

 

이젠 물이 두렵지 않아요 (스쿠버다이빙 이미지)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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